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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울리는 모자는 이것입니다

머릿속으로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을 생각해 보십시오, 그것은 어느 날 방문한 모자 가게의 점원이 한 말이었다.

그렇게 했을 때 어울리는 모자는 이것입니다.

그가 건네준 모자는, 먼지가 조금 쌓인 벨벳의, 챙이 짧은, 머리에 심하게 꼭 맞는 것이었다. 이것이 늘어나기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, 그것을 가늠해보는 것도 이 모자를 사는 것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점원은 설명했다.

그러고 보면 좀처럼 슬픔과 꿈의 가장자리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. 슬픔과 꿈의 가장자리는, 항구에 서 있는 것과 비슷합니다.

왜 항구지요?

그것은 말이지요, 가엾은 친구, 항구에 있는 동안은 안녕과 죽음만이 있기 때문입니다.*

나는 그가 왜인지 차 한 잔을 따라 주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. 그가 그 말을 할 때 차를 따르는 소리와 같은 향긋한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. 그는 매끄럽고 멋진 가죽 장갑을 끼고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가만히 서 있었다. 미소는 없었다.

점원과 나 사이엔 가로로 놓인 유리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진열장이 놓여 있다. 오래전부터 거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. 점원은 그보다 더 오래전에 저편에 놓여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. 나는 어떤 믿음을 오랫동안 믿어 왔다. 

모자는 늘어납니다. 모자는 함부로 약속을 하지 않습니다. 모자는 흐름을 막지 않습니다.

당신에게는 단순한 한 가지 태도가 요구됩니다. 어떤 사랑으로 이 모자를 사랑해 주십시오. 갑자기 방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오는 순간에도.

나는 모자를 쓰고 집으로 돌아왔다. 그가 요구한 일, 그건 마치 사랑처럼 어려운 일이다. 가능할 지는 알 수 없다. 그러나 항상 내 예상보다 좋지 않거나, 내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을 것이었다. 어떤 믿음은 조금씩 꼭 맞지 않았다.

 

* While at Port adieu or di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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